현대시론-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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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나는 그를 알지 못한다. 단지『뺨에 서쪽을 빛내다』라는 시집의 제목에 이끌려 도서관 그 수많은 책들 한 켠에 숨어있는 이 얇은 시집을 집어 들었다. 책장을 넘기자 시인의 얼굴과 마주했다. 푸근하고 잘생긴 인상을 가진 시인은 1965년 인천에서 출생했는데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인터넷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니, 그가 직접 시를 낭독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쪽1」이라는 시를 읽어주었는데, 내가 예상한 그대로 나직하면서도 어딘가 투박하고 부끄러워함이 감동과 여운을 전해주는 음성이었다.

쩍―갈라지는 부엌문 여는 소리. 개는 겨우 앞발 버티고 등을 치켜올려 기지개를 켜지만 알고 보면 그놈은 주인인지 객인지 구분도 없는 놈, 그저 찐 감자 껍질이나 얻어먹으러 오는, 제 친구 막내나 된다는 득 다시 마룻장 밑으로 들어가고

허기진 창자를 삐뚜름히 비추는 저녁볕
노는 아지랑이

솥을 열다

서쪽을 열고
뺨에 서쪽을 빛내다
-「서쪽1」전문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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