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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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거리를 걷다보면 드러나는 착잡한 심정이 나를 휩싸고 돌 때가 있다. 하늘은 어둡고, 햇빛 하나 비치지 않는다. 그에 따라 내 기분도 하강곡선을 그려간다. 그래서 외로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전화를 하거나, 이런 내면을 일기장에 시를 아무렇게나 끼적여보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날씨 하나에도 예민하다. 그런데 누군가 그랬던가. 감정의 절제가 잘된 시가 정말로 좋은 시라고 말이다. 좋은 시작(詩作)을 하긴 다 틀린 모양이다. ‘감정의 절제’가 이상적으로 이루어진 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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